제목을 보고 비슷한 책이 떠올라 이 블로그에서 '열다섯'을 검색해 보았다. *열다섯 비밀의 방(장미, 조규미, 김한아, 심은경) https://danpung.tistory.com/586*열다섯, 문을 여는 시간(노경실) https://danpung.tistory.com/538 이렇게 두 권이 검색되었다. “열다섯 비밀의 방”은 학폭(방관자), 히키코모리, 동성애, 주체성을 각각 다루고 있는 단편집이고, “열다섯, 문을 여는 시간”은 부모님의 지나친 기대로 우울증에 빠진 주인공이 가족,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우울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보니 열다섯은 ‘친구와의 관계’가 큰 화두다. 이 책 “열다섯, 비밀의 온도”도 좋은 친구와의 관계 맺음으로 더 건강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작년 12.3 불법 계엄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1980년 5.18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경험 덕분이었다. 매년 5.18을 맞이하면서 5.18 정신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국어과로서 책을 통해 5.18을 만나고 현재화하는 것 역시 계속 고민한다. 자료를 찾던 중 올해 5월 14일에 발간된 5.18 엔솔러지 “다시 피는 오월”를 만났다. 이 책은 고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이 광주에서 겪은 5월 17일까지의 상황(정명섭, ‘5월 17일’),광주 인근 농촌 지역 초등학생이 겪은 5월 20일까지의 상황(임지형, ‘양치기 소년’),광주 여고생이 겪은 5월 18일(일)~5월 22일(화)까지의 상황(유이영, ‘봄날, 송곳을 쥐다’)12.3 계엄을 겪은 현재 중학생의 상황(김민성, ‘투사의 탄생’..
이 책을 읽을 때가 세월호 추모 기간이었다. 이야기 속 참사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버스가 침수되고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작가가 충북 출신인 점을 고려하며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학교를 배경으로 한 추모제 준비단 활동, 하수구 너머 왝왝이가 살고 있는 모습은 세월호 참사를 담은 이미지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렇게 이야기는 참사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생각해 보게 한다. 먼저 생존자에 대한 태도. 이 소설의 1인칭 서술자 ‘연서’는 참사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참사 생존자인 연서에 대해, 자기들의 기준에서 배려(이해) 여부를 판단하며 불편하게 한다. 희생자의 가족 중에는 그래도 살아남지 않았냐며 잘 살아야 한다고 부담을 주기도 한다.참사 희생자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오디오북 추천으로 먼저 들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종이책을 찾았다. 앞표지 책날개의 작가소개를 읽으며 익숙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내 블로그에서 작가명을 검색해 보니 최근에 읽었던 “너만 모르는 진실”의 작가님이었다. “시간을 건너는 집”은 2020년 발간, “너만 모르는 진실”은 2022년 작품. 두 작품 사이의 차이를 떠올리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시간을 건너는 집”은 판타지 소설이다. ‘평행우주’의 아이디어가 거론되기는 하지만 현실을 넘어선 판타지 작품이다. 따라서 이야기하는 많은 내용을 ‘상징’으로 읽었다. 먼저 ‘하얀 운동화’를 신은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것은, 삶의 문제에 휩싸인 아이들에게 깨끗하게 새 출발할 기회를 준다는 것으로 읽혔다.그런데 4명이 주 3회 이상 출석해야 하고, 네 명..
“나는 복어”를 읽고 작가님의 최근 책인 “브릿지”까지 마저 읽었다. 역시 첫 만남은 윌라 오디오북이다. 2025년 1월 최신작인데 호응이 많다. 이어 책으로 다시 읽었다. 제목과 표지에서 첼로 관련 이야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브릿지’는 줄과 앞판 사이에 있으면서 줄에서 나는 소리를 몸통으로 연결해 주는 도구라고 한다.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 줄의 장력에 끼워져 있어 넘어지거나 부러질 수 있는 도구다. 주인공과 음악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보인다. 주인공 인혜는 예술고 첼로 전공 학생이다. 특목고라는 좁은 문을 힘들게 열었지만 프로 연주자로 가는 길은 더욱 거칠고도 좁다. 음악 2반의 첼로 전공 학생은 6명, 벌써 1명은 부담으로 자퇴했다. 음악이 좋아 시작했지만 음악에 집중할수록 음악이라는 깊..
복어는 귀여운 이미지가 있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 몸을 크게 부풀린다거나, 단단한 이빨,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어 다부진 느낌도 준다. 서술자이자 주인공 두현은 학교가 동물의 왕국이라면 자신은 ‘복어’라고 이야기한다. 위의 이미지처럼. 그냥 학교를 동물의 왕국이라고 할 때 자신의 닮은 동물을 생각해 보는 질문인데 학교가 정글이라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웠다.두현이는 별명이 ‘청산가리’다. 단란한 가족이었지만 어머니는 건강 악화, 아버지의 사업 실패 등의 가정불화로 생을 마감한다.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큰 충격에 빠졌던 두현이에게 ‘청산가리’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 학교다. 조금 세게 받아친 것을 자신의 잘못은 감추고 언어폭력으로 처벌하는 곳이 학교이기도 하고.한편 학교는 신자유주의의 현실..
서울 다녀오는 길에 지하철과 열차 안에서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 읽고 들었다. 인상적인 구절을 확인하려 종이책을 살펴보니 종이책에 있는 강조 표시(진하게)가 전자책에는 없었다. 글자 한 자 한 자에도 의도가 반영되기 마련일 텐데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옮길 때 생각해 볼 부분이라 생각한다.아참 전자책에는 카드뉴스 형식의 책 홍보 페이지가 먼저 나오고 본문이 나오는 것도 종이 책과 다른 점이다. "너만 모르는 진실"은 학교 옥상에서 생을 마감한 제갈윤이 몇 개월 후 학교 오픈채팅방에 자신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엔지 시네마 부원들을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메시지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제갈윤은 죽음은 누구 때문일까, 이런 편지를 오픈채팅방에 올린 사람은 제갈윤이 맞을까, 제갈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제갈윤의..
*제니퍼 헌틀리(원작), 이화연(옮겨지음), 김정혁(그림) 중학교 1학년을 맡으면서 국어과 성취기준과 5.18민주화운동을 연결하여 학생들에게 추천할 소설을 찾다 이 책을 추천받았다. 창작 동화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무난히 읽을 수 있고 외국인이 겪은 5.18 이야기라 외부자의 시선으로 5.18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제목과 표지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건물의 숨겨진 공간에서 생활하며 전쟁의 참상과 피란 생활을 어려움, 사춘기 소녀의 감성을 잘 드러났던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다. "제니의 다락방"에서도 5.18 당시 계엄군의 폭력과 그로인한 시민들의 희생,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제니(제니퍼의 애칭, 당시 아홉 살로 우리 나이로는 열한 살)는 5·18 당시 광주기독병원의 목사이자 ..
혼자 있을 때 ‘윌라’를 켜 놓고 오디오북을 듣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도 아직은 종이책을 읽을 때만큼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느끼지는 못한다. 요새는 오디오북으로 듣다 흥미가 생기면 종이책을 구해 읽게 된다. 이 책 “달리는 강하다”도 오디오북 청소년 분야에서 추천을 받아 들었다. 제목에서 “달려라 하니”가, 내용에서는 코로나19 때의 상황이 떠올랐다.주인공 ‘강하다’는 자신의 양육 문제가 주된 갈등으로 부모가 이혼하고 할머니 댁에서 엄마와 사는 삶을 선택한다. 부모님의 다툼으로 상처가 될 때에는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게 쌓여 더 빨리 잘 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65세 노인에게만 발병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정부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격리하기 위해 도시를 봉쇄한다. ‘하다..
모임에서 천선란 작가의 “이끼숲”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반응이 좋지 않았다. “천 개의 파랑”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마침 10월 경남 사천 문학기행 답사하는 동안 윌라 오디오북으로 소설을 들었다.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무등도서관에서 ‘큰 활자본’ 책을 빌렸다. 비록 운전하면서 들었지만 줄거리는 파악이 되었다. 오디오북으로 들을 때 ‘지수’와 ‘콜리’의 목소리가 개성적인데 책을 읽을 때에도 두 캐릭터의 목소리가 계속 떠올랐다. 운전하면서 들어서인지 책으로 다시 읽으니 내용이 훨씬 섬세하게 다가왔다.. 이야기의 배경은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일자리 일부를 대체하고 있어 휴머노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남아 있는 시대다. 그렇다고 차이 나게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고 한 10년 뒤 정도의 세상일 것 같..